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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의 사각지대에 '전자담배'가 있다
[기자수첩] 법의 사각지대에 '전자담배'가 있다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07.0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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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한 카페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던 손님과 종업원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종업원이 카페 내부는 금연이기 때문에 담배를 밖에 나가서 피워줄 것을 부탁하자 돌아온 손님의 답변은 이랬다.

“냄새도 안 나는데 왜 난리냐. 이건 새로 나온 ‘궐련형’ 전자담배라 몸에 전혀 이상 없을뿐더러, 원래 전자담배 연기는 인체에 무해하다.”

최근 ‘전자담배 업계의 아이폰’이라고 불리는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가 국내에 출시됐다.

이 전자담배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고체형 스틱을 불로 태우지 않고 열로 찌는 방식이라 일반담배와 비교했을 때 유해물질이 90% 정도 적어 몸에 덜 해롭다고 주장하며 마케팅을 펼쳤다.

일반담배나 기존 전자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덜하다는 홍보 때문인지 이 전자담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담배 끊기는 어렵고, 건강은 생각해야지”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아이코스가 출시된 후 기존 궐련담배와 종류가 같은 유해 성분이 검출되고 특정 물질의 경우 기존 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사실 전자담배의 유해성은 이미 국·내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전자담배 35종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가 검출됐고, 유해성분인 니코틴, 아세톤, 프로피오달데히드까지 확인되면서 전자담배를 구매했던 흡연자들은 물론 비흡연자들까지 놀라게 했다.

이런 유해물질은 폐암뿐만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기종, 관상동맥질환, 치주질환, 당뇨병, 탈모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전자담배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하지만 유해물질이 적어 인체에 덜 해롭다고 홍보를 펼치는 전자담배 업체들 때문에 일부 애연가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연기는 인체에 무해한 수증기일 뿐’이라는 믿음은 아직도 여전해 보인다.

이러한 믿음 때문인지 전자담배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모르는 애연가들 역시 수두룩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대부분 건물의 실내공간은 금연이며, 실외공간도 공중시설에 해당하면 역시 금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법에서 정하는 공공장소와 실내 금연은 담배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공공장소나 음식점 등에서의 전자담배의 사용은 불가하다.

그럼에도 전자담배는 현장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적발을 하더라도 니코틴 액상의 유·무를 구별하기 어려워 주의를 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연아파트가 생기고 금연정책에 강화된 마당에 단속현장에 더 이상 혼란을 야기 시키지 않으려면 관계당국은 니코틴의 유·무와 상관없이 전자담배에 대한 관련 법규를 만들어 단속대상에 포함시켜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개인 간 거래가 불법인 일반담배와 달리 아이코스는 거래가 가능한 전자담배로 분류돼 있다 보니 청소년은 물론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인터넷 중고장터 등에는 이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글이 하루 수십 건씩 올라와 있지만 미성년자 제재는 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 등 사용자 확인절차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전자담배 거래 현장은 ‘하찮은 민원 현장’이 아닌 ‘범죄 현장’이라는 사실을 관계당국이 정말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다.

더 이상 전자담배 문제를 정부가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해 두지 않길 바래 본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eun_p@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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