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VS 中·露, 유엔 안보리 회의서 '대북 군사옵션' 충돌
美 VS 中·露, 유엔 안보리 회의서 '대북 군사옵션' 충돌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7.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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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야 한다면 군사력 사용… 대북교역국, 美와 거래불용"
中·露 대사 "군사수단 배제해야… 사드 한국배치 중단해라"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5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얘기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공식 확인한 미국은 긴급소집이 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증강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과 프랑스, 한국  등은 한목소리로 추가 제재를 촉구한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여전히 대화에 무게를 둬 대립각을 세웠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5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ICBM 발사는 명백한 군사력 증강"이라며 "북한은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빠르게 닫아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우리가 가진 여러 능력 가운데 하나가 막강한 군사력"이라며 "미국은 스스로와 우방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 능력들을 최대한도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만약 반드시 그래야 한다면 그것(군사력)을 사용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진입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또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과의 교역을 허용하는 나라, 심지어는 장려하는 나라들이 있다. 이런 나라들은 미국과의 교역도 계속하고 싶어하는데,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그는 "국제 안보에 대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에 대해 우리의 교역 자세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만 주시하는게 아니라, 이 불법정권과 사업하기를 선택한 다른 국가들도 지켜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 5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의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사진=AP/연합뉴스)
반면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대북 군사수단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헤일리 미 대사의 발언에 맞섰고,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군사수단은 배제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오히려 중국·러시아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역내 안정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미군의 사드배치 중단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사프론코프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그러면서 "제재로 문제 해결을 못한다는 것을 모두들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인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류 대사 역시 중국의 기존 해법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듭 강조하면서 "군사적 수단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군사력 사용가능성을 언급한 미국을 비판했다.

이에 헤일리 대사는 "새로운 대북제재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북한을 향한 독자제재까지 예고했다.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핵개발을 통한 벼랑끝 전술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대북 결의안 채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이날 긴급회의 이후로 대북 규탄 언론성명을 채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실효성 있는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