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화성-14형 발사 성공"… 한미 동시 겨냥
北 "ICBM 화성-14형 발사 성공"… 한미 동시 겨냥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7.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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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필로 발사 명령… "정점고도 2802㎞, 933㎞ 비행" 주장
정부 "국제사회와 함께 상응하는 조치할 것"… 압박 강도 커질 듯
▲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이 4일 오전 동해상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사흘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무력 시위를 감행했다.

특히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고 있어 앞으로 북한을 향한 국제 사회의 제재와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발표한 국가과학원 보도에서 "국방과학원 과학자, 기술자들은 새로 연구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ICBM 발사 전날인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시험발사를 단행할데 대하여'를 친필로 직접 명령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특히 "탄도로켓 화성-14형은 4일 오전 9시(평양시간) 우리나라 서북부 지대에서 발사되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발사는 최대 고각발사 체제로 진행되었으며,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면서 "대륙간 탄도로켓은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하여 933km의 거리를 비행하였다"고 주장했다.

▲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시험발사 성공 소식에 기뻐하는 김정은.
앞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40여 분간 930여㎞를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북한 서해상 구성 부근에서 동쪽 방향으로 900km를 비행했으며 고도가 2500km를 크게 넘은 것으로 분석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정도의 비행거리라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ICBM급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아울러, 북한이 이번에 정상각도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7000∼80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에 이은 다음 조치는 ICBM에 탑재할 소형화된 핵탄두 실물 또는 모형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발사 능력을 확보하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사흘 만에, 그리고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 양국을 모두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한반도 정세는 다시 급격하게 얼어붙을 전망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ICBM급으로 판명될 경우 그에 맞춰서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함께 상응하는 조치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규탄하고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한 양국의 견고한 방위태세와 긴밀한 대북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