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순위 경마식 보도' 과열… "수치 해석 소홀"
대선 기간 '순위 경마식 보도' 과열… "수치 해석 소홀"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7.04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여론조사 준칙 위반 1위는 '오차범위 내 순위'
조사기관 난립도 위반 원인… 평판 관리에만 목적
▲ (사진=신아일보DB)

대선 기간 동안 여러 신문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차 범위 내 지지율 등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경마식보도'를 내놨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한국신문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외국어대 김춘식 교수는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신문윤리위원회가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을 적용해 심의·제재한 선거여론조사기사 51건 가운데 18건은 '오차범위 내 순위매기기' 기사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은 신문협회, 방송협회, 기자협회 등이 여론조사 보도의 개선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해 올해 대선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김 교수는 "후보 지지율이 오차 범위 이내면 순위를 명시하지 않아야 하는데, 기사와 제목에 굳이 이를 밝혔다가 제재를 받은 신문이 많았다"면서 "심지어 0.2%포인트에 불과한 의미 없는 지지율 격차에 대해서도 순위를 표시한 곳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언론이 여론조사 결과를 숫자로만 보도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런 경우 여론조사의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보도준칙을 어긴 여론조사 기사가 생산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조사기관의 난립'을 꼽았다.

조사기관은 정확한 조사 결과 발표보다 '경마식 보도' 등 언론의 입맛에 맞는 평판 관리에 목적을 두고 있는 데서 자료를 내놓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대선 기간 여러 신문이 오차 범위 내 지지율 등을 지나치게 부각해 제재를 받았는데 선거 이후에도 정당 지지율을 보도하며 비슷한 이유로 위반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