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6월 중순 극비 방미… '사드' 매듭
정의용, 6월 중순 극비 방미… '사드' 매듭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7.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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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전 맥매스터 등과 만나
靑 "한미 관계서 중요 소통창구 될 듯"

▲ 지난달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직 주미대사를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중순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실장은 지난달 1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정 실장은 당시 맥매스터 보좌관의 집으로 찾아가 맥매스터 보좌관,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과 심야까지 5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

정 실장은 펜으로 그림과 도표까지 그려가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고,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백악관을 통해 미국 의회에도 전달됐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가 사드 배치 부지의 환경영향평가 실시 계획 등을 밝히자 미국 측은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보류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언론이 앞다퉈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실장은 즉시 맥매스터 보좌관과 포틴저 선임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 보도만 보지 말고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전했다.

미국 측이 '공식 입장을 발표해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고, 정 실장은 지난달 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 사드 문제는 아예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 때 맥매스터 보좌관을 만나 "이번에 아주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고 따로 격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에서 정의용-맥매스터 핫라인이 중요한 소통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