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보조작 사건 진실, 안 전 대표가 밝혀라
[사설] 제보조작 사건 진실, 안 전 대표가 밝혀라
  • 신아일보
  • 승인 2017.07.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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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취업특혜 제보조작 사건을 진상조사 한 국민의당은 3일 평당원인 이유미씨 단독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참으로 실망스럽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일 당 자체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제보 조작에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요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조사단은 당원 이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모았다.

조사발표에서 국민의당은 검증 실패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증거를 조작할 만큼 미숙한 정당, 파렴치 정당은 아니다고 밝혔다. 검증에 실패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숙한 정당, 파렴치한 정당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조사를 책임진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은 “일각에서는 이 씨가 검찰 출석 전 문자를 바탕으로 평당원 한 명이 꾸밀 수 없는 일 아니냐, 국민의당 진상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한다”며 “당 증거조작을 거르지 못하고 무력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김 단장이 이렇게 검증에 문제점을 시인했지만 국민들이 국민의 당 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겠는가. 국민의당도 그렇게 믿을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사 발표 말미에 검찰에 정확한 수사를 촉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정도로 그 동안 거론되어 온 ‘안철수 책임론’이 해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김 진상조사단장이 말한 관련자 중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는 대목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관련자 중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여기에서 지적하지 않았지만 안 전 대표로 보인다. 이젠 안 대표가 나서야 할 때다. 그런데도 안 전 대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가 당 안팎의 책임론 수위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당과 정치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당의 존립 근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발을 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검찰 조사도 받는 진정성을 보여야 당도 살고 안 전 대표 자신도 산다. 사건 이후 국민의 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5%대로 떨어졌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안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면 국민의당이 분당 또는 산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에 임하는 국민의당의 대처 능력도 떨어졌다. 사건 직후 국민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당시 대선 후보로서 사과하는 게 순서고 도리였다. 그런데 국민당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과 관련 없다는 입장만 밝히기에 급급했다. 안 전 대표도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가 책임론이 제기되자 마지못해 당 조사단의 조사에 응한 것 아닌가.

대선 후보를 지낸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평당원인 이 씨의 과잉 충성이 빚은 사건이라고 진상조사단이 결론 내렸지만 당의 책임은 여전히 무겁다. 누가 뭐라 해도 모든 책임의 한 가운데는 안 전 대표가 있다. 자신을 위해 이 씨가 녹음 파일을 위조해 폭로했다면 알았건 몰랐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벗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와서 당당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공당의 대표로서 그 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인사로 해야 할 의무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