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무역협정 논의"… 한미FTA '재협상' 시사
트럼프 "새 무역협정 논의"… 한미FTA '재협상' 시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6.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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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직후 트위터로 공개 언급… "文대통령과 매우 좋은 회담" 만족감도 표시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상견례 및 만찬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찬회동이 끝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 왔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을 위한 사실상의 '재협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회동에서 한·미 FTA 개정 협상과 무역불균형 문제가 정식으로 제기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워싱턴 D.C. 백악관으로 문 대통령 부부를 초청해 125분간에 걸쳐 환영만찬을 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방금 한국의 대통령과 매우좋은 회담을 마쳤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을 포함해 많은 주제들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new trade deal'은 일반적인 새로운 무역거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현재 양국 관계의 분위기로 볼 때 양국간 무역협정을 뜻한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에 대해 "끔찍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를 폐기하거나 재협상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근 들어서도 그는 한·미 FTA와 무역불균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글로 이번 환영만찬에서 이미 사실상의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을 것으로도 점쳐진다.

이날 만찬이 끝난 뒤 미측 참석자들이 "오늘 만찬이 매우 성공적이었다. 양국 대통령이 첫 만남을 통해 신뢰와 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 것도 미측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거기(FTA)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여러분이 예상한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됐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미 하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걱정은 여전히 상품교역에서 한국의 흑자가 많다는 것인데, 거꾸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흑자가 많다"며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대 한국 투자보다 훨씬 많아서 전체를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최근 미국행 전용기 안에서 가졌던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한·미 FTA가 더 호혜적으로 발전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개정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직후 발표되는 한·미 양국의 공동성명에 한·미 FTA 문제가 어떤 식으로 조정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