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것보다 빚이 더 많다… 가계대출 '빨간불'
버는 것보다 빚이 더 많다… 가계대출 '빨간불'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7.06.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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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빚부담 3년새 36% 급증… 나이들면 더 커져
자영업자 LTI 355.9% 달해… 전체 가계 LTI도 200%↑
▲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개인대출 상담창구. (사진=연합뉴스)

최근 3년간 30대 이하 젊은 층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비율(LTI)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의 첫 출발을 빚과 함께 시작하는 셈이다.

또 자영업자들은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대출이 소득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전체 가계의 소득 대비 가계빚 비율도 200%를 넘어서는 등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한국은행이 제출한 '연령대별·종사상 지위별 소득 대비 가계대출비율'(LTI)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한은의 가계대출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약 100만 명의 평균 LTI는 2014년 3월 말 166.8%에서 올해 3월 말 205.5%로 상승했다.

LTI가 상승한 것은 그만큼 소득 대비 대출의 규모가 늘었다는 의미다.

30대 이하의 LTI는 136.0%에서 185.2%로, 40대는 162.7%에서 202.3%로, 50대는 179.9%에서 207.1%로, 60대 이상은 225.9%에서 250.7%로 각각 올랐다.

나이가 들수록 LTI가 늘어나는 이유는 구입, 사업, 자녀 교육 등으로 씀씀이가 커지고 자금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령층 보다 상승 추이는 청년 층이 더 가팔랐다.

최근 3년간 LTI 증가율이 30대 이하는 36.2%다. 소득이 제자리에 머무르는 사이 대출이 연평균 12%, 한 달에 1%꼴로 늘어난 것. 40대는 24.3%, 50대는 15.1%, 60대 이상은 11.0%씩 LTI가 상승했다.

LTI가 500%를 넘는 차주의 비중은 2012년 말 6.6%에서 올해 3월 말 9.7%로 증가했다. 빚이 있는 사람 10명 중 1명은 5년 동안 소득을 고스란히 모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와 비장영업자(근로소득자)로 나누었을 때 자영업자의 LTI는 355.9%로, 비자영업자(193.7%)의 2배에 육박했다. 3년 동안자 자영업자와 비자영업자의 LTI는 20.1%, 23.0% 각각 상승했다.

연령과 종사상 지위를 겹쳐보면 LTI가 가장 눈에 띄게 오른 계층은 30대 직장인, LTI 수준 자체가 가장 높은 계층은 60대 이상 자영업자로 추정할 수 있다.

김영주 의원은 "자영업자의 건전성이 매우 우려스럽고, 향후 소비를 책임져야 할 청년층의 빚 부담도 많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총량도 중요하지만 미시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