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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경유세 인상 해프닝과 담뱃세
[기고칼럼] 경유세 인상 해프닝과 담뱃세
  • 신아일보
  • 승인 2017.06.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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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언하면서 경유세 인상 논란이 잠잠해지고 있다. 경유세는 경유에 붙는 세금으로 서민들과 연관성이 높은 세금이다.

서민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디젤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 디젤 차량들의 연료가 경유다. 경유세가 인상된다는 말은 곧 경유값이 오른다는 말을 뜻하며, 경유값이 오르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다.

이번 경유세 인상 논란이 생긴 이유는 디젤 차량이 미세먼지 유발 요인 중 하나라고 보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유세를 올려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차량의 숫자를 줄이면 미세먼지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생각이다.

경유세 인상 문제가 강한 여론의 저항에 부딪쳐 수면 아래로 내려앉았지만 이런 문제는 앞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완전히 단념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다른 명분을 내걸고 경유세를 올리려 해도 정부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라고 대중들은 의심할 수 있다.

이번 경유세 인상 논란 과정을 돌아보면 담뱃세 인상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관료나 정치가들은 미세먼지 문제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해 ‘쉬운 희생양’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쉬운 희생양의 대표적 사례가 담뱃세 인상이다. 흡연을 하지 않는 다수 국민은 자기가 담뱃세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담뱃세 인상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14년 6월에 ‘담배과세의 효과와 재정’이란 보고서를 내놓고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면 소비량이 34%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담뱃값을 2015년 1월에 올렸다. 그러나 실제 판매 감소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예측치의 46.7%인 15.9%였다.

담뱃세도 담뱃값 인상 직전에는 7조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엔 12조4000억 원이 걷혔다. 담배는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고, 정부는 거액의 담뱃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과연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경유세는 간접세로 소득대비 세부담이 저소득층이 많고, 디젤차는 생계형자영업자들이 많이 운행하므로 이중적으로 역진적이다. 유가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유의 세금비중은 2010년 44.7%에서 2016년 55.2%로 높아졌다.

세율인상 없이 10.5%나 높아진 것은 경유세금체계가 종량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조세수입대비 유류세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민주주의는 사실을 드러내 놓고 토론해 의사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경유세 인상 전에 미세먼지발생원인 중 경유차 요인이 몇%인지,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유류종류별 조세수입, OECD국가의 경유차 세금비 중 순위, OECD국가의 총세수중 유류세비 중 순위 등 기초통계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

경유세를 올리면 미세먼지가 얼마나 감소될지는 아주 불투명하고 택배비, 음식값 등 물가인상과 소득분배 악화 효과는 명확하다.

경유세 인상은 담뱃세 인상처럼 생계형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정책이다.

아울러 세금은 재산이나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이 징수해야한다는 조세공평을 해치는 정책이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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