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지정 평가 D-1… 외고·자사고發 갈등 심화되나
재지정 평가 D-1… 외고·자사고發 갈등 심화되나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7.06.27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교육청, 28일 4개 외고·자사고 등 평가 발표
자사고·외고 학부모들 '폐지반대' 집단행동 돌입
조희연 "기존 폐지 변함 없어… '속도조절' 필요"

▲ 서울시내 한 외고에서 관계자가 학교 문을 지나가고 있다.
2014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부임할 당시부터 '일반고 전성시대'를 내걸면서 추진된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이 문재인 정부에 들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부모에 이어 외국어고 학부모들도 자사고·외고 폐지 반대를 외치며 집단행동에 돌입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28일 서울소재 4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외국어고등학교의 재지정 평가 결과에 따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전국외고교장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의 외고 학부모 대표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이화외고에서 회장단과 대표를 선출하고 외고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최진관 전국외고교장협의회 회장(부일외고 교장)은 "현재와 같은 외고와 자사고의 일괄적인 폐지 정책은 말이 안 된다"며 "아직 정부에서 결정한 정책이 없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방적인 폐지를 밀어붙일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폐지 정책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광장에서 열린 자사고 학부모 집회에 참가해 '자사고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에는 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가 서울 보신각 앞에서 2000여명의 학부모들이 모인 가운데 자사고 폐지 방침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서울특별시교육청까지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자사고에 비해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특목고의 위치를 유지해온 외고 학부모들의 집단 반발까지 가시화되면서 자사고 학부모들과의 공동 대응도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에 상위권 학부모들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폐지 찬성에 대한 의견이 반대 의견의 두 배 가까이 이른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외고·자사고 존폐에 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52.5%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7.2%에 그쳤다. 나머지 20.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 취임 3주년을 앞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 26일 교육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자사고·외고 폐지 논란과 관련해 "급격한 변화에 따른 예고되지 않은 불이익을 줄이려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즉, 조 교육감은 외고·자사고 폐지라는 기존 틀은 변함이 없으나 사실상 일괄 폐지는 반대하며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이번 평가에서 통상적인 평가 기준을 넘어서는 학교는 재지정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와 자사고·외고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각 학교 및 학부모들 간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하루 앞으로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