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정당 전당대회 결과에 '보수통합' 갈림길
한국당·바른정당 전당대회 결과에 '보수통합' 갈림길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6.2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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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당대표 의중이 변수… 바른 26일, 한국 다음달 3일 새 지도부 출범
원유철·신상진, 정운천·김영우 '통합·연대론'… 洪 '흡수통합' 주장
▲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들이 25일 오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홍준표, 신상진 후보.(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의 당 대표 선출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양당의 경선 결과에 따라 찢어졌던 두 당의 합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양당 모두 통합을 추진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작년말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이미지를 씻고, 19대 대선 패배 이후 새로 취임한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제1야당으로서의 합리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느라 바빴다.

반면 바른정당은 '진정한 보수'를 내세우며 한국당에서 빠져나왔지만, 현재는 원내정당 20석을 가까스로 유지하며 국민의당과 함께 '캐스팅보터'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기를 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다시 고개를 드는 '보수통합론'을 지지하는 후보자가 당 대표에 선출되면 상황은 급반전될 예정이다.

특히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보수진영 내에서는 현재의 여권과 1대 1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보수통합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의 대표 후보들은 보수통합론에 대한 이견 차도 크고, 통합론 시나리오도 각각 다르다.

한국당의 원유철·신상진 후보와 바른정당의 정운천·김영우 후보는 '보수통합, 연대론'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들 4명은 경선 토론회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보수) 합당이나 연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다만, 통합 시나리오에서 바른정당의 정·김 후보는 통합의 필수 조건으로 '친박세력 축출'을 내걸고 있다.

한국당의 신 후보와 바른정당 정 후보는 통합범위를 보수정당을 넘어 국민의당까지 넓혀야 한다고 보고있다.

한국당의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권을 잡을 경우에는 당대당 통합이 아닌 바른정당 개별 의원들을 차례로 통합시키는 '흡수 통합'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최근 초재선 의원들과의 토론회에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떨어져나온 기생정당"이라며 "우리가 제대로 쇄신만 하면 대부분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혜훈·하태경 후보가 바른정당의 대표가 될 경우엔 두 후보가 모두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보수정당의 합병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하 후보는 아예 한국당을 '곧 소멸할 당'이라고 비판하며, 보수통합론은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하 후보는 지난 22일 대구 토론회에도  "막말 보수 홍준표가 대표가 되면 한국당은 어차피 내년 선거에서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다 떨어진다. TK(대구·경북)에서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런 당과 합치는 건 우리 스스로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전문가들은 이들 보수 정당 간에 통합론이 적극 거론된다면 시점은 정기국회, 예산국회가 종료되는 올해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