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새 정부 고용정책에 ‘장고’ 들어갔다
증권업계, 새 정부 고용정책에 ‘장고’ 들어갔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6.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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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앞으로 고용 서서히 줄어들 것”

올해 들어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사 채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채용 인원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증권을 뺀 9개사의 올해 채용 인원은 293명이다. 지난해 신입·경력 채용 인원 952명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채용 인원이 신입 50명과 경력 50명으로 100명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엔 신입 83명과 경력 120명 등 203명을 뽑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하반기 공채를 할 계획이나 구체적 사항은 미정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신입 직원을 뽑지 않았다. 하반기 채용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경력직만 지난해에 94명, 올해 38명을 채용했다.

KB증권은 지난해에 채용형 인턴 40명을 고용해 3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보기술(IT) 업무 계약직 7명 등 전부 46명을 채용했지만 올해 들어선 신입사원 채용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신입 120명과 경력 90명을 뽑았다. 올해는 현재까지 각각 90명과 35명을 채용했다.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30여명(신입·경력)을 뽑은 삼성증권은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채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이 요즘 경영환경이 좋아졌음에도 사원을 많이 뽑지 못하는 이유는 로보어드바이저나 모바일 증권거래 같은 새로운 IT시스템이 널리 보급됐기 때문이다.

또 증권 업황이 계속 좋을지 알 수 없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최근 금융·보험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가 공개한 ‘2017 금융보험산업 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종사자 수는 2012년 말에 비해 6926명이 감소했다.

금융·보험업계 구인 인원은 2013년 이후 줄기 시작해 지난해에 1만775명이었다. 특히 최근 증권·선물·자산운용·신탁업계는 경력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

ISC는 증권업계 종사자 감소 이유에 대해 핀테크(Fintech·정보기술기반 금융업)발전 등 ‘금융 4.0시대’가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증권사 고용은 포화상태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증권사 고용이 서서히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 교수는 “인구 자체에 영향을 받고 애널리스트 등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 경영진들은 고용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은 당분간 증권사 경영진들이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