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막 내린 '신격호 시대'… 그룹 경영서 배제
70년 만에 막 내린 '신격호 시대'… 그룹 경영서 배제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7.06.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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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롯데홀딩스 주총서 이사 퇴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신동빈, 네번째 승리로 체제 강화… 신동주는 복귀 무산
▲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한 신격호 총괄회장 (사진=롯데그룹)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되며 롯데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만큼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롯데그룹 창립이래 70여년 만에 그룹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 하쓰다이(初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한 인사안을 의결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재선임 됐으며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이날 밝혔다.

▲ 1979년 롯데쇼핑센터 개장 테이퍼 커팅 기념식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 (사진=롯데그룹)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에서 손을 완전히 떼는 셈이다. 일본 롯데 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롯데호텔, 지난 3월에는 롯데 쇼핑 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 왔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 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임기가 끝나는 오는 8월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정한 본인 등 4명의 이사 선임안과 신동빈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은 부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인물로 신 전 부회장이 경영 복귀를 시도했다가 좌절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일본 롯데까지 장악하며 한·일 롯데 공조를 통한 '동반성장'과 일본 롯데에 대한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한국 롯데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목표로 내건 새 비전을 공표하고 지주사 전환 및 조직구조를 개편하는 등 '신동빈 체제'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최근 일본 롯데는 50년 만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올해 약 320억엔 투자해 초콜릿 중간원료 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지속적인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15년부터 신동빈 회장이 한일 통합경영을 시작하면서 일본 롯데 실적이 개선되고 미래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주주들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