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기술 완성하나… 2∼3단 엔진시험 추정
北, ICBM 기술 완성하나… 2∼3단 엔진시험 추정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6.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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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혁명' 1단 엔진 시험의 연장선
北, ICBM 추진체 기술 진전 가능성
한미 정상회담에 압박 의도 있는 듯
▲ 북한이 지난달 14일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상에서 발사된 직후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화성-12'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완성에 한 발짝 다가선 모습이다.

외신은 23일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 21일(미국 시간 기준) ICBM 개발 프로그램으로 보이는 로켓 엔진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로켓 엔진 시험에 나선 것은 지난 3월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진행한 로켓 엔진 연소시험 이후 3개월여만이다.

당시 북한은 백두산 계열 엔진인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액체연료엔진에 보조엔진 4개를 붙인 로켓 엔진 연소시험을 통해 1단 로켓엔진의 성능을 과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시험 성공을 '3·18 혁명'으로 부르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군은 이번 실험이 지난 로켓 엔진 연소시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실험한 로켓의 엔진은 북한이 작년 9월 연소시험을 한 80tf(톤포스: 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짜리 액체연료 엔진에 미사일 자세 제어를 위한 보조엔진 4개를 붙인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거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때도 중거리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묶어 1단 엔진으로 썼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3·18 혁명' 엔진 여러 개로 1단 엔진을 만들고 그 위에 2~3단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ICBM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도 북한이 시험한 로켓 엔진은 ICBM 2~3단에 쓰이는 엔진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엔진이 정확하게 2단인지 3단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ICBM 가운데 KN-08은 3단 추진체 방식이고 KN-14(KN-08 개량형)는 2단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3·18 혁명' 엔진시험을 한 지 3개월 만에 2~3단 엔진으로 보이는 시험을 했다면, 이는 ICBM 추진체의 완성 단계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만약 북한이 이번 엔진시험에 성공했을 경우 ICBM 기술 완성을 향해 또 한걸음 내디딘 것으로, 한미 양국에는 간과할 수 없는 도발로 인식될 수 있다.

북한의 시험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성공했다면 조만간 관영매체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 등과 함께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내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3단 엔진 연소시험을 함으로써 한미 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