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웜비어, 모교서 장례식··· 美 전역 애도 물결
'北억류' 웜비어, 모교서 장례식··· 美 전역 애도 물결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6.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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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오밍 고교서 진행… 동창 등 2천여명 참석
형제·친구 추도사… 오크 힐 공동묘지서 영면

▲ 22일(현지시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시신이 안치된 관이 장례식장인 오하이오주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 밖으로 운구되고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 돼 엿새 만에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열렸다.

22일(현지시간) 그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와이오밍에 있는 웜비어의 모교인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는 그의 가족과 친지, 친구들을 비롯해 2500여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했다.

지난 12일 평양에 들어가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리고 나온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석했고,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자리했다.

웜비어의 장례식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장'으로 치러졌지만, 조촐한 장례를 원하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아침  9시부터 45분여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장례식에는 웜비어의 형제 및 친구들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식장에는 웜비어가 재학 시절 축구팀에서 활약했던 사진과 북한에 가져갔던 유품 등이 전시됐다.

장례식이 끝난 뒤 백파이프 연주자가 '고잉 홈'(Going Home)을 연주하는 가운데 웜비어의 친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관을 인근 스프링 그로브 묘지로 운구했다.

장례식장에서 묘지로 가는 도로 주변에는 와이오밍 고등학교를 상징하는 흰색과 푸른색 리본이 곳곳에 내걸려 웜비어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객들은 긴 행렬을 이뤄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걸었다.  운구 행렬과 마주친 주민들은 두 손을 모아 웜비어의 첫 글자인 'W'를 만들어 내보이며 애도를 표했다.

웜비어의 시신은 신시내티 오크 힐 공동묘지에 영면할 예정이다.

▲ 22일(현지시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장이 마련된 오하이오주 와이오밍 고등학교에 웜비어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고,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억류됐다.

이후 17월이 지나 지난 13일 미국과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전격 석방돼 고향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왔으나, 당시 웜비어는 심각한 뇌 손상 증상으로 오랫동안 혼수상태였다.

이후 치료를 위해 가족이 거주하는 인근 병원에 입원했으나 엿새 만에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

북한은 웜비어의 의식불명 상태에 대해 지난해 3월 재판을 받은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시내티 대학 메디컬센터 의료진은 15일 "보톨리누스 식중독에 관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웜비어는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로 뇌 모든 부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