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한국 감옥은 방 안에 화장실"… 치밀한 자료 수집
정유라 "한국 감옥은 방 안에 화장실"… 치밀한 자료 수집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6.2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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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거부자료 모아달라" 요구…법률용어도 자연스럽게 사용

▲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20일 밤 2차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 머물면서 한국에 들어오지 않기 위해 송환거부자료를 치밀하게 수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정씨는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올보르구치소에 구금된 동안 국내에 있는 변호인과 독일생활 조력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씨 등에게 편지를 보내 국내 송환 거부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모아달라고 요구했다.

정씨는 지난 2월 국내에 있는 변호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국 감옥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자료를 보내달라. 덴마크에서는 중요하다”고 요청했다.

정씨는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린다, 정해진 죄수복을 입는다, 한방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다, 방 안에 화장실이 있다, 뜨거운 물이 항상 나오지 않는다, 빨래는 직접 손으로 해야 한다, 방 안에서 빨래를 말린다”는 내용 등 필요한 정보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월초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씨가 생활했던 덴마크 구치소는 책상은 물론 TV와 냉장고까지 갖춰져 있다. 안에서 피자를 주문해 먹을 수도 있는 등 우리 구치소와는 사정이 다르다.

정씨는 송환거부 재판 때 이러한 한국 교정시설의 열악함을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국내의 다른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한국 감옥의 열악함’, ‘한국 강압수사 등 문제가 된 자료 모두’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가 작성한 편지에서는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정씨는 최씨의 비서 안모씨 등에게 보낸 편지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편파수사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며 “특검이 야당 성향을 가졌다는 아주 작은 보도라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일반인이 평소 잘 쓰지 않는 법률용어도 정씨는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정씨는 “그런 보도는 특검의 목적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야 한다”면서 이는 “‘무죄추정 원칙’을 벗어난 수사라고 해야 하기 위해서”라고 적기도 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