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6·19대책, 메시지 전달엔 성공… 다음 카드는?
[기자수첩] 6·19대책, 메시지 전달엔 성공… 다음 카드는?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6.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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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좌시하지 않겠단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히 전달했다. 이번 6·19부동산 정책은 그 정도로 해석하면 딱 적절할 듯 싶다.

시장의 과열을 완전히 잡을 만한 강도 높은 대책은 아니었지만, 기존 대책을 한 단계 강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장을 완전히 얼어붙게 만들지는 않으면서도 정부가 정책의 방향성을 ‘부양보다 안정’에 두고 있다는 일종의 선언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책 발표 전에 어떤 규제들이 나올 것인가에 대해 업계는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턴 대선 후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던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도 얼어붙었다.

일각에선 ‘규제를 거론할 정도로 과열이 심한가?’라는 물음표를 달기도 했다. 과열 논란이 일기 시작한 기간 역시 그다지 길지 않았다. 작년 11·3부동산대책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시장이 봄 이사철 계절적 영향과 대선 후 불확실성의 해소 등으로 반등의 기회를 찾는 분위기였다.

서울과 부산, 세종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 여러지역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상태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 1개월이 갓 지나서 다소 급한감이 있는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행보를 ‘메시지 전달’, ‘시장 간보기’ 등으로 표현한다. 각종 추측과 논란을 잠재우고 진짜 부동산대책을 만들기 위한 시간벌기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영리한 판단으로 보인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언론과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에 이 보다 명확한 입장 전달도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이번 대책이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1·3대책에 상당부분 적응한 상태에서 좀 더 새로운 규제가 아닌 강화된 규제를 받아든 시장의 반응은 “예상한 수준이다”라는 정도다.

단기적으로 매수가 위축될 순 있지만, 전문가들이나 건설사들이 크게 당황하는 정도가 아닌 것으로 봤을 때 규제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는 곧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어쨌거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시간을 버는데는 일단 성공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지역별 맞춤형 대책으로 나왔던 11·3대책이었지만, 투기수요가 적응해 다시 과열 논란을 불러오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1·3대책에 기반을 둔 이번 대책의 약발도 그리 오래 가진 않을 것이다.

주거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정부가 다음에 들고 나올 진짜 대책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 진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