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전 승자는 SK하이닉스… 우선협상자 선정
도시바 인수전 승자는 SK하이닉스… 우선협상자 선정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6.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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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한미일 연합, 고용승계·기술 유지에서 가장 좋은 제안”
28일 최종합의 예정… SK하이닉스, 반도체 시장 입지 강화 전망
▲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승기를 잡았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에는 한국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이 포함됐다.

도시바는 성명을 통해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가치 측면에서나 임직원 고용승계, 민감한 기술 일본 유지 면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 메모리 사업 부문의 지분 51%를 인수하되 나머지 지분은 도시바가 갖는 ‘경영자 매수(MBO)’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우려한 기술 유출과 안보 위협, 고용보장 등을 불식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독점금지법 심사 통과를 고려해 출자가 아닌 융자 형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 미국 브로드컴, 대만 홍하이그룹,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 기업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대만 홍하이는 약 3조엔(약 30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써내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일본 내부에선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수 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점쳐져왔다.

WD는 최근 도시바반도체가 WD 동의 없이 도시바메모리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행위는 합작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중지 중재를 요청하는 등 갈등을 겪어왔다.

브로드컴은 도시바 메모리 2차 입찰에서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파트너스와 손잡으며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막판에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산업혁신기구가 주축이 된 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베인캐피탈이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브로드컴은 과거 기업인수 뒤 종업원을 정리해고한 사례 등이 있어 고용유지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매각 협상에 최종합의하며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지난 4월 반도체 사업을 분사했으며 매수자를 물색해왔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