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학자로서 얘기한 것일 뿐… 그만하라"
문정인 "학자로서 얘기한 것일 뿐… 그만하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6.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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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귀국… "그런 거 없다" 불쾌한 기색 역력

▲ 한미군사훈련 축소 등 '워싱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21일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학술대회에서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방미길에 올랐던 문 특보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나는 특보이지만 연세대학교 교수가 내 직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대통령에게 하는 것은 자문에 의견을 주는 것"이라며 "학술회의에 가서 얘기한 걸 갖고 왜 이모양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특보는 앞서 지난 16일 동아시아재단과 미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 및 문답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지난 19일 "별도로 연락해 한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 특보 스스로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전개되는 미국의 전략무기를 이전 수준으로 돌리자는 취지"라며 "저는 대통령의 조언자일 뿐, 조언을 들을지 말지는 문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특보라는 자격으로 한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내 자문을 선택하고 안 하고는 그 분(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이라면서 "그 이상은 얘기 안 할 테니까 그만하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미국에서 한 발언이 국내에서 큰 논란이 된 점을 의식한 듯 기자들의 질문에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발언을 청와대와 사전 조율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거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문 특보는 '청와대에서 엄중 경고를 했다', '해당 발언 뒤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