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 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실적 ‘이상 無’
은행권, 새 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실적 ‘이상 無’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6.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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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업은행…성장성 돋보여"
▲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은행에 부동산 대출 상품을 알리는 광고성 게시물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6.19 부동산대책'이 은행권의 올해 실적 달성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중기대출 위주의 성장을 보인 기업은행의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난 19일 코스피200 금융업종지수는 844.72로 전 거래일과 비교해 1.62포인트(0.19%) 하락했다.

이는 이날 코스피(0.38%)와 코스닥(0.71%)이 일제히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부동산 대출 감소로 인한 은행의 수익 악화 우려가 선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이번 부동산 대책이 은행권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 윤석모 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올해 계획하고 있는 4~5% 수준의 대출성장률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규제 강화가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고, 현재 가계대출 증가 중 절반을 차지하는 기존 분양 물량에 따른 중도금대출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이미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연구원은 "투기수요 억제에 따른 기존주택 거래관련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둔화 가능하지만, 이미 이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중소기업대출 중심의 성장으로 전략적 변화를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은행들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제시된다. 부동산시장 뿐만 아니라 14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도 나선 문재인 정부 정책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올해 1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37조3000억원으로, 점유율(22.7%)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후 가계부채 리스크 및 부동산규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업은행의 성장성이 돋보이고 있다"며 "순수중기위주의 대출 성장으로 가계대출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며, 2분기에 순이자마진이 약3bp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