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웜비어 송환 엿새 만에 사망… 북미관계 냉각되나
北억류 웜비어 송환 엿새 만에 사망… 북미관계 냉각되나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6.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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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北 학대때문"… 트럼프 "북한은 잔인한 정권"
▲ 북한에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2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오토 웜비어(22)씨가 끝내 숨졌다.

미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19일(현지시간) 오후 3시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웜비어의 가족은 "우리 아들이 북한의 손아귀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는 우리가 오늘 경험한 슬픈 일 외에 어떠한 다른 결과도 낳을 수 없도록 했다"고 규탄했다.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고,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억류됐다.

이후 17월이 지나 지난 13일 미국과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전격 석방돼 고향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왔으나, 당시 웜비어는 심각한 뇌 손상 증상으로 오랫동안 혼수상태였다.

이후 치료를 위해 가족이 거주하는 인근 병원에 입원했으나 엿새 만에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

북한은 웜비어의 의식불명 상태에 대해 지난해 3월 재판을 받은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웜비어의 의료진은 아직 코마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상태다.

한편 웜비어의 사망 소식에 미국 내에서는 대북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나아가 북미 관계까지 더욱 냉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생의 전성기인 자녀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부모에게 더 큰 비극은 없을 것"이라며 " 잔인한 북한 정권의 가장 최근 희생자를 우리 모두가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면서 "오토의 불행한 운명은,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법규범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들에 의해 저질러진 이런 비극을 예방하려는 우리 정부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한다"고 비난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