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새로운 경제 콘트롤타워 구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한 한 교수의 답이었다.
그는 새 정부가 개혁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뿐만 아니라 팀워크를 중요시 하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콘트롤타워를 관료들이 점령하면 개혁의 성과가 애초 예상과 크게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전했다.
그의 우려처럼 요즘 정부는 관치금융을 대표하던 인물을 금융위원장으로 검토 중이다. 여당은 물론 관련 노동·시민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미 여러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물색해내지 못한 청와대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와 청년실업, 산업구조조정 등 난제(難題)가 산재(散在)한 탓에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해 정치적 목적을 관철한 경험이 풍부한 관료 출신 인사에게 눈길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원하는 경제개혁, 특히 재벌개혁에도 나서야 할 새 금융위원장에 관치가 몸에 익은 관료를 기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개혁을 주도할 요직에 이미 적폐로 평가받은 모피아 출신 관료를 앉히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
경제콘트롤타워의 부재 속에서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에 열심이다. 18일 부영그룹 총수를 고발한데 이어 1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몰아치기식 재벌개혁은 하지 않겠지만 법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개혁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모피아 출신 금융위원장과 손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김상조 위원장의 재벌개혁도 별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의 지적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
돌고돌아 원점일지 모르나 결국 해법은 인사(人事)다.
[신아일보] 신승훈 기자 shin@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