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한국車 중국 판매부진, 사드보단 경쟁력 부재”
산업연구원 “한국車 중국 판매부진, 사드보단 경쟁력 부재”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6.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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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저가격·현지 적응 디자인·성능 차별화 등 필요”
▲ (사진=신아일보 DB)

우리나라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보다는 자체적인 경쟁력 약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사드 문제가 자동차업계에 미친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 -2012년 중·일 영토분쟁과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차 업체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은 사드문제뿐만 아니라 경쟁력 약화도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일 영토분쟁 당시인 2012년 9월, 10월, 11월 중국 내 일본 차 판매는 각각 41.1%, 58.0%, 37.0% 빠졌다가 이후 빠르게 회복됐다.

반면 한국이 사드 문제로 가장 타격을 입은 올해 3월, 4월, 5월 우리 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는 각각 52.7%와 65.1%, 65.1%나 급감했다.

강력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2012년 당시 일본차 판매보다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7월 8일 한미 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발표한 후 중국 내 한국차 판매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이후 롯데그룹이 올해 2월 27일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한 이후 중국의 제재가 강화되고 한국 브랜드 기피현상이 심화됐다.

한국차는 3월 7만대, 4월과 5월 각각 5만대 수준으로 판매가 급감하며 2009년 이후 월별 판매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2014년 9%에 달했던 한국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큰 폭으로 하락해 올해 1월 5%, 3월 3.4%, 4월과 5월에는 3.0%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차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로 브랜드 이미지에서 일본차에 밀리는 데다 중국 로컬 자동차의 품질과 안전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의 가격은 떨어졌지만 품질과 안전도는 크게 높아져 전반적 경쟁력이 상승됐다는 평가다.

또 최근 판매가 급증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강세를 보이며 우리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일본차에 밀리는 상황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와 차급·소비층이 겹치며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중일 영토분쟁 당시 일본 업체들은 중국 시장 내 판매 감소가 정치적 문제보다 자체 경쟁력 부족에 있다고 판단하고 현지 모델 개발과 가격 인하 등에 주력해 경쟁력을 곧바로 회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차 업체들이 고품질·저가격, SUV를 중심으로 한 중국 현지에 맞는 차량 개발, 디자인 및 성능 차별화, 새 거래처 확보 등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