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뚝심… SK, 글로벌 제약사 BMS 생산공장 인수
최태원 회장의 뚝심… SK, 글로벌 제약사 BMS 생산공장 인수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6.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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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핵심 시장 유럽 공략 본격화… 최 회장 바이오·제약 20년 장기투자 빛 봤다
SK 기술과 BMS 판매망 시너지… SK바이오텍 2020년 기업가치 4조원 성장 목표
▲ 최태원 SK그룹 회장.(자료사진=SK그룹 제공)

SK가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공장을 인수하면서 의약품 핵심시장인 유럽 공략에 본격적을 나섰다. 이런 성과는 최태원 SK 회장의 바이오·제약에 대한 뚝심 있는 장기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글로벌 제약사 BMS 유럽 생산공장 인수… 국내기업 인수 첫 사례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아일랜드 스워즈(Swords)시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 Co., 이하 BMS)사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인수하는 생산공장은 8만1000리터 규모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설비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핵심 성장 사업인 바이오·제약 영역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텍은 이번 M&A로 생산 설비와 전문 인력은 물론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계약과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공급계약까지 가져오게 됐다.

SK㈜ 관계자는 “BMS가 판매 중인 주요 제품 공급계약까지 인수하는 것이라 BMS 측에서도 인수 상대를 까다롭게 선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바이오텍은 지난 10년간 BMS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해 온 주요 공급사로, 세계 최초 양산화에 성공한 연속반응기술 등 독보적 기술과 품질관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연속반응기술이란 긴 파이프라인에 물질을 흘러 보내면서 화학반응을 통해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공정을 말한다.

이번 인수로 SK는 세계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회사)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 지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됐다.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과 생산노하우가 SK바이오텍의 기술력과 만나 미래 성장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스워즈 공장은 BMS가 생산하는 합성의약품 제조 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최고의 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평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은 항암제, 당뇨치료제 및 심혈관제로 시장 전망이 밝고 BMS·아스트라제네카 등 선진 제약사들의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SK바이오텍의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이번 M&A는 아일랜드 정부 및 아일랜드 투자청(IDA)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성사된 것인 만큼 추후 유럽 내 CMO 사업확장에도 지속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아일랜드 스워즈(Swords)시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 Co., 이하 BMS)사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사진=SK 제공)

◇최태원 회장 바이오·제약 20년 장기 투자 ‘뚝심’ 결실 맺었다

이번 성과는 최태원 SK 회장의 바이오·제약에 대한 뚝심 있는 장기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성공여부가 불확실하며 장기·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제약 산업에 20년 이상 장기 투자를 계속했다.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의 투자와 연구 역량을 결집해 왔다.

이에 SK바이오텍은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기업가치 4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세계 의약품 생산시장 규모는 620억 달러(한화 약 70조원)로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2020년까지 평균 6%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SK바이오텍은 20여년간 합성 원료의약품을 생산해왔으며 90% 이상을 북미·유럽의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현재 세종 명학산업단지 내 16만리터 규모의 증설을 완료했으며 2020년까지 80만 리터 규모로 생산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첫 1000억원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20~30%의 실적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