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오늘 밤 '영구정지'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오늘 밤 '영구정지'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7.06.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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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역사속으로 퇴장… 2022년부터 본격 해체
탈원전 시발점 될지 주목… 내일 고리 1호기 퇴역식
▲ 오는 18일 24시(19일 00시)를 기해 영구정지되는 고리 1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우리나라의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40년의 가동을 멈추고 18일 자정(19일 9시)를 기해 영구 정지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9일 0시부터 고리 1호기 발전을 영구 정지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영구 정지를 위해 17일 오후 6시부터 발전기 전원공급을 차단하는 '계통 분리'를 시작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300도에 달하는 원자로의 온도를 오늘(18일) 자정까지 냉각제를 이용해 90도까지 내린다"며 "원자로의 온도가 90여까지 내려가면 원자로는 '영구정지' 판정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리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에서 10년을 더 연장 가동한 끝에 멈춰 서게 됐다.

고리 1호기는 1971년 미국 정부의 차관과 원전 회사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지원을 받아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착공했다.

당시 고리 1호기 총 공사비는 3억 달러로 1970년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4분의 1, 경부고속도로를 4개 놓을 수 있는 규모였다.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무모한 사업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우리 정부는 영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진행했다.

▲ 1974년 10월 고리 1호기 공사현장.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1977년 6월 19일 임시 운전을 거친 뒤 1978년 4월 29일부터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가 지난 40년 동안 생산한 전력은 15만 기가와트에 달한다.

이는 1년 동안 부산시가 사용하는 전력량의 34배에 이르는 양이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됐고 10년간 수명 연장이 결정돼 추가로 전력을 생산했다.

그러나 고리 1호기는 1977년 임시 운전 이후 최근까지 고장 건수가 100여 건이 넘었던 데다 가동정지 일수가 늘어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가 한수원이 제출한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의결하면서 고리 1호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원안위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원전 해체는 계획을 세우는 데부터 실제 해체하는 작업, 환경 복원 등에 약 20년이 소요된다.

영구 정지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한수원으로부터 해체 계획서를 제출받아 해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핵연료를 냉각한 뒤 안전성 검사를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구체적인 해체 로드맵은 고리 1호기 퇴역식이 열리는 오는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약 6347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원전의 효시인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 되면서 원전을 둘러싼 찬반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탈(脫) 원전, 친환경을 에너지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19일 탈핵에너지 로드맵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아일보] 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