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난 해결도 못했는데"… 보령댐, '녹조' 위기 직면
"용수난 해결도 못했는데"… 보령댐, '녹조' 위기 직면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7.06.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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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급수 금강물 공급받아 남조류세포 급증… 댐 사상 최대치
▲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31일 충남 보령호가 메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보령댐의 저수율은 1998년 준공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사진=충남도)

충남 보령댐이 긴 가뭄으로 극심한 용수난을 해결하기도 전에 '녹조' 위기까지 직면했다.

14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보령댐녹조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남조류세포수가 지난달 22일 9048셀을 찍더니 일주일 뒤인 29일에 2만4154셀까지 치솟았다. 보령댐 사상 최대치다.

이후 5일에는 3292셀로 다시 누그러졌지만, 가뭄이 공사는 계속되고 기온이 오르면 남조류세포수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보령댐이 5일 기준 3000여셀로 현재 ‘관심단계’에 있지만, 지난달 2회 연속으로 1만셀 에 육박한 점을 고려할 때 경계단계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부는 남조류세포가 1000셀(cells/㎖) 이상이면 관심단계로, 1만셀 이상이면 경계단계로, 100만셀 이상은 대발생 단계로 각각 규정한다.

보령댐의 녹조가 이처럼 심해진 것은 수질이 악화와 기온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령댐은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를 가동하기 전인 지난 3월 보령댐의 남조류세포수는 500셀에 불과했으나, 불과 3개월 사이 남조류세포수가 5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보령댐 저수량 1100만t 가운데 2급수인 금강물 750만t이 보령댐으로 공급됐다.

도수로 취수장은 백제보 하류에 설치됐다. 금강 지류인 갑천과 미호천에서 오염물질이 대량 유입돼 해마다 녹조가 발생하는 곳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보령댐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수온이 급증한 상태에 수질이 나쁜 금강물이 대거 유입되자 녹조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녹조가 더이상 번지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