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된 北 무인기… 사드배치 성주지역까지 정탐
진화된 北 무인기… 사드배치 성주지역까지 정탐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6.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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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상공 전체가 북한 무인기의 활동 공간 전락 우려
軍, 무인기 탐지·격추 능력 보강해야… "개발 중"

▲ 최근 강원도 전방 지역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기. (사진=국방부 제공)
지난 9일 강원도 인제 부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비행체가 경북 성주의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인근을 촬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한 무인기가 후방지역 군사시설까지 정탐했다는 것으로, 강화된 북한 무인기 위협에 우리 군이 이를 탐지하고 격추하는 능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수거한 무인기에 대한 초기 분석 결과, 무인기에 장착된 메모리 용량 64GB(기가바이트) 일본제 소니 DSLT 카메라에서 성주 사드부지 사진 10여 장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무인기는 남쪽으로 비행하며 성주 북쪽 수㎞ 지점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부지 남쪽 수㎞ 지점에서 방향을 틀어 북상하면서 사드배치 지역을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군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의 크기와 형태를 볼 때 2014년 3월에 발견된 북한의 소형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초기 분석결과 기체의 크기가 조금 더 크고 3년 전 발견된 무인기의 엔진은 1개였지만 이번 무인기는 2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등 서로 다른 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무인기 비행 거리를 대폭 늘리도록 기체 크기를 키우고 엔진을 개량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비행체가 후방지역 상공까지 내려온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사실상 우리 상공 전체가 북한 무인기의 활동 공간이 돼버린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무인기 엔진을 개선해 비행 거리를 늘릴 뿐 아니라 속도를 높이고 레이더 빔 반사 면적(RCS)을 줄여 우리 군의 탐지·추적을 따돌릴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육군은 저고도 탐지레이더(TPS-830K)를 운용하고 있지만, 소형비행체 탐지 능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군도 전방지역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AN-2 항공기 등을 탐지하기 위해 저고도 감시용 레이더(갭필러)를 운용하고 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접경지역이 넓어 전체를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 개발 과정에 있는 차기국지방공레이더의 작전요구성능(ROC)에 소형무인기 탐지 능력을 추가했으나 아직 전력화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군은 우선 신형 열상감시장비(TOD)와 다기능관측경 등으로 전방지역의 무인기를 감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타격 수단인 '비호복합' 무기체계를 전방지역에 배치하고, 현재 고출력 전자기파(EMP)를 발사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레이저로 격추하는 레이저 대공무기도 개발 중이다.

앞으로도 북한은 고질적인 경제난에 처한 상황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기 위해 대남 감시·정찰을 위해 무인기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기의 탑재 중량을 늘릴 경우 우리 군 핵심 시설을 공격하거나 대도시에 테러를 감행하는 수단으로 쓸 수도 있다.

따라서 강화된 북한 무인기 위협에 우리 군이 이를 탐지하고 격추하는 능력을 시급히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