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한 달…부동산 시장 '기록 갈아치우기'
대선 후 한 달…부동산 시장 '기록 갈아치우기'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6.1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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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거래량·경매 낙찰가율 등 역대 최고치
정부 규제 움직임 본격화에 전망은 '불투명'

▲ 서울 아파트 매매가 주간변동률 추이(단위:%).(사진·자료=연합뉴스·부동산114)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한 달 간 부동산 시장에선 각종 기록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월간 거래량이 처음 1000건을 돌파했고, 부동산 경매시장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만, 부동산 시장 과열조짐을 감지한 정부가 본격적인 규제에 나설 방침이어서 지금과 같은 열기가 이어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45%를 기록하며, 2006년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한 가운데, 대선 이후 한 달간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서울의 아파트값은 1.49%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가 2.69% 올라 오름폭이 컸고,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5.2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서 송파구(2.37%)과 서초구(1.81%), 강남구(1.71%) 순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며,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4구가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분양권 거래도 활발히 이뤄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제외) 거래량은 1146건이다.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6월 899건을 훌쩍 뛰어넘으며 2007년 분양권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1000건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역시 2006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1만416건이 거래됐다.

이달 전국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5만7000여가구로 2000년 이후 동월 기준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대선 이후 미뤄졌던 아파트 분양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전국 법원 부동산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전국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8.8%로 경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월간 낙찰가율로는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경매시장에도 수요자가 몰린 것이다.
 

▲ 새 정부 출범 한 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단위:%).(자료=부동산114)
한편,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카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고, 국토부는 지자체 및 국세청과 함께 서울 등 부동산 과열우려지역에 대한 대대적 합동점검에 나섰다.

내달 말로 유예가 종료되는 LTV(주택담보대출)와 DTI(총부채상환비율)에 대한 완화 조치 역시 2014년8월 전 수준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LTV는 현재 70%에서 완화 이전 수준인 50~70%로, DTI는 60%에서 50%(서울 기준)로 기준이 강화된다.

정부가 내놓는 규제의 강도에 따라 대선 후 한 달 과열 우려까지 일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LTV와 DTI 규제 강화 등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 부동산 시장을 식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규제의 강도에 따라 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큰 만큼 수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