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심상정, 백의종군하며 외연확장 주력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 후보들이 '권토중래'를 꿈꾸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지사는 한 달 간 숨 고르기 후 본격적인 당권 행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아직 당 대표 출마 선언을 공식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대선 패배 직후 미국으로 출국한 한 달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정국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해 출마 전망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도지사가 '1·3·5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 전 도지사가 '신(新) 보수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당을 쇄신해 1년 뒤 지방선거, 3년 뒤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5년 후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노린다는 것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달 들어 대선 패배의 원인을 곱씹는 '복기'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 전 대표는 공개석상에만 나서지 않을 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에 계속 머무르면서 선거에 도움을 준 인사들을 부지런히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안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대선 패배를 반성하고 대선 때 힘써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추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은 북 콘서트, 신입 당원과의 만남 등 행사에 참석하면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6·26 당원대표자 대회에서 '유승민 등판론'이 유력하게 제기되기도 했지만,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지난달 28일 신입 당원과의 만남에 이어 전날 서울 강남의 한 책방에서 북 콘서트도 열었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강조한 젊고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무기로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6.2%에 그친 지난 대선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이번 기회에 진보정당의 가치와 철학을 널리 알리고 대중적 기반을 튼튼히 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내달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심 대표는 앞으로 당 지도부에서 한 발짝 물러나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심 대표는 지난달부터 '약속투어' 전국 순회를 시작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있는 곳을 두루 찾아 대선 당시 내건 대국민 약속을 다짐하고, 발로 뛰며 민심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심 대표는 이후 당 안팎의 청년 조직기반 확충에 비중을 두고 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당원을 현재 3만6천 명에서 연내 4만 명으로 10%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대표가 청년 조직을 튼튼히 할 수 있는 말단 당직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조만간 향후 행보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