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여당과 야당 사이' 정체성 찾기
국민의당, '여당과 야당 사이' 정체성 찾기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6.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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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정서·與2중대 비판론 의식 속 사안별 견제·협력… 13∼14일 워크숍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의석수 40석 국민의당의 원내 전략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같은 뿌리를 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캐스팅보트'를 쥔 본회의 통과 핵심 파트너이자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에게는 여야를 잇는 중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의 제3당으로서 국민의당은 이낙연 총리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에 대승적 차원으로 찬성표를 던져 인준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이번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적격 여부 판단을 유보하며 '캐스팅보트'로서 제3당의 위상을 극대화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 개편, 각종 개혁입법 등에 대해 여당과 야당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사안별로 견제와 협력의 선택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민의당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여당에게 협조만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정체성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의당은 이 총리 인준 당시 민주당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한국당으로부터 "여당 2중대", "사쿠라 정당", "오락가락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고 마냥 정부·여당을 견제만 하기에는 호남이 여당인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실제로 당내 한 관계자는 11일 "연정이 이뤄지는 내각제가 아닌 현 대통령제 아래에서 중도개혁 성향의 야당이 어떤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 국민의당이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 상태"라며 고민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굳혀 이런 논란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이 견제와 비판만 해서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다당제 구도에서 협치를 이룰 수가 없다"며 "그동안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패로 반사이익을 얻어 차기 정권을 획득하려는 전략전술을 구사했지만, 국민의당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각 당 사이에서 중재역할도 하겠다. 야당 본연의 임무를 다하면서도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 여당에 협조할 것은 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구체적인 당의 전략을 세우고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이달 초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가동했고, 대선평가위원장에는 이준한 인천대 교수를 선임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당내 혁신위와 대선평가위 초반 활동 내용을 토대로 오는 13∼14일 강원도 고성에서 워크숍을 열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밑그림도 그려나갈 방침이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