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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경제수장 자질검증 ‘뭐가 중헌디…’
[데스크 칼럼] 경제수장 자질검증 ‘뭐가 중헌디…’
  • 신아일보
  • 승인 2017.06.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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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오 경제부장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엄격히 구분한다면 ‘피플 파워 정부’라고 규정할 수 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 잉태되긴 했지만 정당 지지도보다 큰 힘은 작용해 탄생한 정부다.

지난해 겨울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거리에 나섰던 대중의 힘은 기존 정치에 대한 회의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이 뒤섞여 있었다.

겉으로는 정치적으로 보이지만 내재된 원동력은 경제 왜곡현상으로 인한 불평등에 대한 거부로 해석할 수 있다.

산업화 시대부터 이어온 정부와 재벌기업 간의 특혜가 만들어낸 대기업에 편중된 부와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 굴레처럼 덧씌워진 빈곤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반항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표방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실천방안으로 11조2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그 일환으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고용안정을 통해 가계소득을 보전하고 내수경기를 회복시킨다는 방침이다.

내수가 살아나면 다시 기업이 고용을 늘리면서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의 ‘경제컨트롤 타워’를 지휘할 경제 수장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는 경제개혁을 이끌 투톱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세우고 안정된 관리를 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지명했지만 아직 국회 청문회 등으로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내세웠던 일명 ‘고위인사 배제 5원칙’을 어기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새 정부의 추구하는 경제비전과 정책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청문회에서 자질검증보다는 정치검증을 받는 듯해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어느 원칙을 가지고 무 자르듯이 이쪽과 저쪽을 가를 수 없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차악’으로 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정부는 국민이 배곯는 것을 해결하는 게 최선의 목표였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수출만이 살 길이기에 계획경제를 통해서라도 특정 기업에게 일을 몰아주기도 했다.

그때 정부의 파트너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대기업이 만들어졌고, 부의 대물림이 이어지면서 한국형 재벌이 되었다.

그렇다고 재벌과 대기업을 모두 부정할 수는 없다.

재벌과 대기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재벌과 정치권이 유착돼 부당이득을 취하려 했던 것이 지탄받아야 하는 일이다.

새 정부의 경제 수장들이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기준은 필요하다.

국민이 개혁을 요구하며 탄생시킨 정부이기에 공직자의 청렴성은 가장 중요한 인사원칙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기준을 요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 경제정책을 이끌어나갈 고위공직자의 소양을 검증하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국민이 존경해야 할 성직자를 뽑거나 임명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과거 그의 행적이 어떠했다는 단편적인 티끌을 보기보다는 그가 새 정부의 경제비전을 이해하고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가 중요한 잣대다.

신이 아닌 한 어느 인생도 절대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에도 없다. 

/한상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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