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야당 협조구하는데 주력… 與 '찬밥신세?'
靑, 야당 협조구하는데 주력… 與 '찬밥신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6.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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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에 현역 의원 중용되는데도 지도부와 조율 없어
당청 불협화음 노출 지적에 고위 당정청회의 정례화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불협화음이 노출되면서 당청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민주당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추 대표는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달 10일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인선과 관련해 단 한차례 통화한 게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조직 개편안도 발표 전날에 전달됐으며, 추 대표가 외교안보라인 일부 인사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지난 5일 첫 고위당정청 회의에서는 "협치 국회의 근간은 당청의 긴밀한 협력 체계"라며 "누구나 협치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시작부터 협치를 위한 협치에 빠지지 않나 생각해봐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도 추 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데 치중하다 보니 정작 여당과의 소통에 소홀했다는 내심의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추 대표와 청와대는 대선 전 당 인사추천위원회 문제로 불협화음이 일었던 바 있다.

추 대표가 중앙선대위 인선안을 발표하고 종합상황본부장에 측근인 김민석 전 의원을 내정하자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이 '일방적인 발표'라고 비판했다. 이에 추 대표 측은 후보의 동의를 구한 것이라며 임 실장에 대해 사퇴요구를 하기도 했다.

임 실장이 지난달 11일 국회를 예방했을 때 추 대표가 자리를 비우면서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추 대표가 이낙연 총리 인준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자 "국민 눈높이가 아닌 야당의 눈높이에서 반대하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자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청와대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며 선을 그은 일도 있다.

일각에서는 초대 내각에 의원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지만, 청와대가 인선 논의를 당 지도부와 사전에 조율하지 않아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청간 불협화음은 청와대가 당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또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국정을 떠맡은 특수상황에서 당청간 소통이 이뤄질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 몰려 청와대의 정무기능이 야당에 집중되면서 여당과의 소통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도 원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직후 "다음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다"고 공언했지만 출범 한 달 사이 대외적으로 당청간 불협화음 노출되면서 보다 전향된 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당의 일부 불만을 의식한 듯 고위당정청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난 박근혜 정부 기간에서는 고위당정청 회의가 14차례 열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회의를 정례화해 수시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