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급물살…금융사 실적에도 '먹구름'
카드 수수료 인하 급물살…금융사 실적에도 '먹구름'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6.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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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8000억원까지 피해 전망…추정실적 하향 조정도

▲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일자리 100일 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이 카드사를 거느린 금융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전망이 제시됐다.

특히, 카드부문 이익비중이 높은 금융사일수록 수수료 인하로 인한 충격이 더 클 수 있단 지적이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지난 1일 '일자리 100일 계획'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의 부담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의 하나로 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카드 수수료율은 연간 매출액이 2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 3억원 이하의 중소가맹점은 1.3%가 적용된다.

일자리위원회는 0.8%의 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가맹점의 기준을 연 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고,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의 기준도 연 매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오는 8월까지 이 같은 내용으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업계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행 여전법이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출해 수수료율을 인하하고 있고, 이미 지난해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시행되기 위해선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소가맹정의 카드 수수료율 자체가 내려갈 가능성도 커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기준을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의 직접적 영향을 5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최대 8000억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단 전망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카드사를 거느린 금융사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은행을 제외하고 꾸준한 이익을 내는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금융사(신한금융,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 순이익 기여도는 신한카드 25.8%, KB국민카드 14.8%, 우리카드 8.7%, 하나카드 5.6% 순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당장 3분기부터 수수료율 인하의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카드와 신한지주 등에 대해 추정실적을 하향하고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빠른 시일 내 재검토 및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신용카드부문 이익비중이 10% 이내이며 기타 비은행 이익비중을 높이고 있는 은행들의 경우 굳이 투자의견을 조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