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발 AI 쓰나미 막아라
군산발 AI 쓰나미 막아라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6.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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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재확산 중대 고비… 7일 전국 가금농가 '일시이동중지'
▲ 6일 오후 제주시 오라2동의 한 양계장에서 흰색 방역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뜰채 등으로 닭을 잡아 포대에 넣고 있다.

제주에서 발생한 군산발 조류인플루엔자(AI)가 H5N8형 고병원성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진돼 정부가 6일 0시부터 AI 위기경보를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종식되는가 싶던 AI 사태는 두 달만에 재확산 기로에 섰다. 7일부터 24시간 동안 전국 가금농가 일시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지는 등 재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방역당국은 사실상 이번 주가 중대 고비라고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AI 양성 판정을 받은 농장은 '발원지'로 추정되는 군산 농장 1곳을 비롯해 제주(6), 경기 파주(1), 경남 양산(1), 부산 기장군(1), 전북 익산(1) 등 11곳이다.

이 가운데 최초 의심 신고 지역인 제주 농장 2곳은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진됐다.

간이키트 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온 울산(1농장)까지 포함하면 발생지는 7개 시·군, 12개 농장으로 늘어나게 된다.

농식품부는 군산에 있는 종계농장에서 중간유통상과 재래시장 등을 통해 유통한 오골계 3600마리가 이번 AI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통 경로가 확인된 지역은 제주, 경남 양산·진주, 경기 파주, 부산 기장, 충남 서천, 전북 군산·전주, 울산 등 7개 시·도, 9개 시·군이다.

다행히 이 가운데 오골계를 사들인 진주, 서천, 군산, 전주 지역에 있는 농장은 AI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서 오골계가 재판매된 경주와 파주 법원읍 양계농장에서 출하돼 전통시장인 남양주 마석장을 통해 구리지역의 한 과수원으로 팔려간 토종닭 10마리도 음성으로 판명됐다. 포천 신읍장에서 팔린 토종닭 37마리 역시 AI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3600마리 중 160마리는 유통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다른 지역으로도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

군산 종계 농장과 거래한 중간유통상 역할의 농장주들이 여러 지역을 다니기에 제3의 지역으로 AI 바이러스가 옮겨갔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지난 5일 전북 익산시 오산면의 한 농가형 주택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H5 항원 양성이 검출되자 6일 방역 차량이 해당 농가 부근 도로에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당국이 추가 발생 농장으로 발표한 익산의 경우 문제가 된 군산 종계농장에서 유통한 오골계를 구매한 적이 없는데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농장의 농장주는 익산 시내에 있는 한 재래시장에서 토종닭을 사들였으며, 이 시장에 유통한 익산의 중간유통상은 군산 종계농장과 자주 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여러 위험성을 미루어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퍼진 이번 AI가 밀집 사육단지나 대규모 양계장 등으로 유입될 경우 재확산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농가들의 신속한 AI 신고가 방역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AI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만큼, 7일 0시부터는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전날까지 AI 확진 여부에 상관없이 역학관계가 확인돼 살처분 조치된 가금류는 21개 농장 3만1532마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문제가 된 오골계의 유통경로는 대부분 파악해 조치를 했으므로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주까지가 최대 고비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지역이나 전문 사육시설로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초기에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닭이 폐사하는 등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전문가 진단을 위해 당국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AI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지자체 상황점검회의를 연달아 개최해 발생 현황과 방역 상황을 점검한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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