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불안한 고공행진'…정부, 규제카드 만지작
서울 아파트 '불안한 고공행진'…정부, 규제카드 만지작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6.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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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매가 2% 이상 오르며 부산 상승세 넘어
8월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 '중대변수'
▲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대선 후 급등한 서울 아파트값이 연초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부산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매매가가 2% 이상 오르면서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 마련을 지시하는 등 정부가 규제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언제 꺾일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6일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말 보다 2.04% 상승했다.

이는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큰 상승폭이면서, 작년 동기간 상승률 1.89%를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던 곳은 부산이다. 수영구 일대 재개발·재건축 사업추진과 청약열기로 지난달 12일 조사시점까지 부산의 누적 상승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1.25%를 기록했다. 이 때까지 서울은 누적 상승률 0.9%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선이 마무리되고,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이달 들어 서울이 부산의 상승세를 앞지른 것이다. 이달초까지 부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66%로 서울에 0.38%포인트 못 미친다.

서울 25개구 중에선 강동구가 5.9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달 2일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둔촌 주공아파트를 중심으로 주변 아파트값까지 동반 상승했다.

강동구에 이어 송파구(3.25%)와 강남구(2.65%), 서초구(2.44%) 등 강남4구가 상승률 상위 1∼4위를 독식했다.

강북 도심권도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였다. 성동구가 2.19%로 상승폭이 컸고 동작구(1.96%)와 광진구(1.71%), 마포구(1.66%)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전국적으로는 서울과 부산 다음으로 1.35%의 누적상승률을 기록한 세종시가 세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정부부처 추가 이전과 국회 분원 설치 등의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한 때 주춤하던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선 서울 아파트값의 급등세가 앞으로도 이어지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부동산정책 기조를 안정에 맞추고 있고, 가계부채 관리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오는 8월 중으로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선 공약집에도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총량 관리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은행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 빚 통계인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1359조7000억원(잠정치)이었다. 잔액뿐 아니라 증가액의 수준이 여전히 높은데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한 부동산시장의 과열 양상까지 겹쳐 가계부채의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