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애국엔 보수-진보 없어… 보훈처 장관급 격상"
文대통령 "애국엔 보수-진보 없어… 보훈처 장관급 격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6.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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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현충일 추념식서… "애국심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 없어"
"새로운 대한민국 여기서 출발… 이념·편가르기 정치 청산할 것"

▲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애국은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뉘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한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 시련이 멈추지 않은 역사였지만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고 지난 10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하다.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면서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 되고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는 게 국가가 해야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는 동안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찾고자 피 흘렸던 국군이 있었다. 한 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에 모셔 명예를 지켜드리겠다"며 "베트남 참전용사의 병과 휴유장애도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로, 이제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차례이다. 합당하게 보답하고 예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고, 파독 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다. 서해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다"며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상 화해를 넘어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며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 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 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린다. 재봉틀을 돌리며 눈이 침침해지고 실밥을 뜯으며 손끝이 갈라진 그분들"이라며 "애국자 대신 여공이라 불렸던 그분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노인이 되어 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분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애국의 역사를 존중하고 지키겠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이 나라의 이념 갈등을 끝내주실 분들이고 이 나라의 증오와 대립, 세대갈등을 끝내주실 분들도 애국으로 살아오신 여러분들"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회가 동의해주신다면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해 위상부터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애국이, 정의가, 원칙이, 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