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대통령 시리즈 3편… "올 추경 2000억 투입"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치매 국가책임제'를 재차 언급하고 이달말까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해 국가 차원의 치매 종합대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주목적으로 편성중인 추가경정예산에 치매 관련 예산을 2000억원 반영해 관련 사업의 첫발을 내딛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곡동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치매 환자와 그 가족, 간호 종사자 등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치매 관련 본인 건강보험 부담률을 10% 이내로 확 낮추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보험급여 대상이 되지 않는 진료도 다 대상이 되도록 전환해서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국가책임제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 가운데 하나가 치매라고 생각한다. 65세 이상 어르신 열 분 중 한 분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며 "이제는 치매환자를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우리 집안 가운데 심하게 치매를 앓은 어르신이 있어서 잘 알고 있다"며 "복지부에서 6월 말까지 치매국가책임제의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해서 보고해주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부터 될 것인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은 공공부분 일자리 부분과 연계되기 때문에 당장 일자리 추경에도 2000억원 정도 반영해서 올해 하반기부터 첫 사업을 시작해볼까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치매 환자 가족들, 요양원 종사자들의 발언도 차례로 경청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7일 노원구 치매지원센터를 방문했을 당시 만났던 치매 환자 가족인 나봉자씨도 함께 했다.
치매 환자 가족들은 치매 관련 시설과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요양원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종사자들의 처우개선 및 치매란 용어에 대해 범국가적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의 '치매 국가책임제'에는 △지역사회 치매지원센터 확대 설치 △치매 검진 및 조기 발견 지원 △의료·복지·돌봄·요양 서비스 제공 및 연계 △치매안심병원 설립 △전국적 치매 책임병원 지정 등이 포함됐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 부담 상한제 도입과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건강보험 본인 부담상한제 기준 적용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본인이 직접 '치매국가책임제'를 주요 공약으로 제안한 만큼 세부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구체적인 치매 지원 대책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치매환자 모두가 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등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증부터 중증에 따라서 각각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계가 무거워지면 전문 요양 보호사가 댁으로 찾아가 도와드리는 방문 서비스를 해주고, 그보다 더 무거워지면 출퇴근하면서 종일 도와드리는 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보다 더 중증이 되면 치매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1대1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1차적으로 필요한 게 치매지원센터가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치매는 조기에 치료하면 나을수도 있고 진행을 멈출 수 있다. 이를 모르면 악화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치매지원센터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며 "치매지원센터가 현재 47개밖에 되지 않는데 그것도 40개 정도는 서울에 있다. 이를 250개 정도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요양보호사가 제대로 대우받아야 어르신을 모실 수 있다. 현재는 인원도 적고, 처우도 열악하다"며 "처우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부분을 복지부 장관이 메모했기 때문에 종합해서 6월 말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는 이제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것으로, 내가 치매가 걸리더라도 안심할 수 있게 제가 약속드리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치매 가족을 두고 있는 배우 박철민씨와 오랫동안 치매 어르신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온 코미디언 김미화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당 전현희 의원 및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함께 참석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