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나쁜 협정'"… 美, '파리기후협정 탈퇴' 발표
"미국에 '나쁜 협정'"… 美, '파리기후협정 탈퇴' 발표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6.02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미국에 도움되는 좋은 조건 협정 추진할 것"
오바마 "미래를 거부한 극소수 국가에 합류한 결정"
마크롱 "미국과 기후 협력은 안한다… 재협상 없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미국은 파리협정의 전면적인 이행을 중단한다"며 파리협정 탈퇴를 직접 발표했다. 

그는 "파리협정이 중국과 인도에 엄격하지 않은 미국에 '나쁜 협정'이다"며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는 대신 미국과 국민에게 도움 되는 더 좋은 조건의 새 협정을 추진하겠다"며 "파리협정보다 더 나은 정책을 찾기 위해서라면 민주당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파리협정을 최대 업적의 하나로 꼽으면서 강력한 지지를 표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중국이 꾸며낸 것이라며 파리협정 파기를 주장해온 바 있다.

파리협정 탈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래를 거부한 극소수 국가에 합류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리협정 탈퇴를 공직화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국가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통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해나가겠지만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관해 그 어느 것도 재협상 될 수 없다"며 "미국과 프랑스가 계속 협력해 나가겠지만, 기후 (분야)에서는 아니다"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통화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별도의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에 오점을 남겼고, 지구의 미래에도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하겠다. 파리협정의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임에도 불구,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의 약속을 파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