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초강력 독자제재 발표… 北핵심기관 정조준
美, 대북 초강력 독자제재 발표… 北핵심기관 정조준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6.0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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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단체·개인도 포함… 김정은 돈출 차단 중점
美정부·유엔안보리 '쌍끌이' 제제로 압박 강화
▲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1일(현지시간) 두 번째 미국만의 독자적인 초강력 대북제재안을 내놨다.

북한과 음성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러시아 쪽 회사들이 처음으로 대거 포함되는 등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맞저 대북 양자제재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북한의 개인 4명과 단체 10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전격으로 발표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미 재무부가 새롭게 제재한 명단을 보면 북한인 2명, 러시아와 콩고인 각 1명 등 개인 4명과 기관 및 단체 10곳이다. 국가별 기관·단체는 북한 6곳, 러시아 3곳, 콩코 1곳이다.

우선 북한 기관으로는 인민군과 인민무력성, 국무위원회 등 군부와 헌법기관 3곳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국무위 위원장과 인민군 최고사령관을 맡고 있는 만큼 사실상 김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노동자를 국외로 송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조선컴퓨터센터, 광물 거래 기관인 송이무역회사, 조선아연공업회사, 조선대령강무역회사 등 6개 북한 기업이 새롭게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 기업이 국외로 노동력을 송출하고 석탄, 아연 등 광물을 수출하는 무역 거래를 하면서 북한의 주요한 달러 수입원 역할을 했다는 게 미 재무부의 설명이다.

러시아 기업은 북한에 원유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100만 달러 상당의 석유제품을 수출한 '독립석유회사', 또 북한의 군수품 조달 단체인 단군무역회사와 거래한 '아르디스 베어링', 등 3곳이 제재를 받게 됐다.

콩코 기업 '사파리클럽'도 북한과 거래하다 제재를 받게 됐다.

제재 대상 개인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고려은행 대표인 리성혁과 정부 관계자인 김수광 등 북한인 2명과 러시아 '아르디스 베어링'의 이고리 미추린, 콩고 '사파리클럽'의 프랑수아 올렌가 등 총 4명이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국무위원회는 김정은이 위원장을 맡는다…인민군은 국무위원회와 김정은의 통제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추가 제재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정은을 지목한 것은 이번 제재가 김정은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번 대북 제재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가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 자체적인 제재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북한 이슈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총의를 반영한 안보리 제재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이날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강화에 반대해오던 중국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져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행금지·자산동결 대상을 확대하는 새 대북제재안의 채택이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북한 기업 1곳과 개인 11명에 처음으로 독자 제재를 했던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과 거래하는 제재 대상을 더욱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9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에만 벌써 4차례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