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방부, 의도적으로 사드 4기 추가반입 보고 누락"(종합)
靑 "국방부, 의도적으로 사드 4기 추가반입 보고 누락"(종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5.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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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실장에 제출한 보고서에 사드추가배치문구 삭제"
한민구 국방장관, 안보실장에 관련 내용 확인 안해줘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3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사드 추가반입 보고 누락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방부가 반입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3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어제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군 관계자 수 명을 불러 보고 누락 과정을 집중 조사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청와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무자가 당초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이라는 문구가 명기돼 있었으나, 수차례 감독 과정에서 문구가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최종적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6기 캠프명' '4기 추가 배치' 등 문구 모두가 삭제됐고, 두루뭉술하게 한국에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윤 수석은 이어 "조사받은 군 관계자들은 모두 누락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한 문 대통령(오른쪽)을 수행하는 한민구 국방장관(왼쪽)과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

청와대는 이날 사드 추가배치에 대해 최종 인지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안보실은 지난 26일 국방부 정책실장 등으로부터 사드 문제에 대한 첫 보고를 받았으나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상철 안보1차장은 보고가 끝난 이후 보고에 참석했던 관계자 1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따로 불러 세부적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던 중 사드 4기가 비공개로 국내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내용을 확인한 이상철 1차장은 다음날인 27일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보고를 했고, 정 실장은 28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며 관련 내용을 물었다.

한 장관은 그러나 정 실장의 사드 4기 추가 반입 내용에 대한 질문에 "그런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정 실장은 이 같은 내용들을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한 장관에게 전화를 직접 걸어 사드 발사기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 3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배치가 국민도 모른채 진행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 한미 정상회담 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인 만큼 국방부가 이 같은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1차 경위조사를 토대로 국방부가 새 정부에 대한 업무보고 과정에서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반입 사실을 고의로 은폐했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 "대통령이 왜 늦게 알았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 핵심은 '국방부의 보고 누락'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청와대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장관과 군 고위층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한 이후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그에 따른 추가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