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뇌물재판' 첫 증인신문… '삼성합병 반대론자' 나온다
朴 '뇌물재판' 첫 증인신문… '삼성합병 반대론자' 나온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5.29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진형·김성민·원종욱 출석… 특검-검찰 첫 '공동 전선'
▲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592억원대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92억원대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재판'의 첫 번째 증인신문이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두 번째 법정 조우가 있을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첫 증인으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불러 신문을 진행한다.

주 전 대표 외에 김성민 전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장,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등 청와대 측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 증언할 인물로 꼽힌다.

특히 주 전 대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가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인물로, 지난해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재벌은 몸통, 최순실은 파리" 등 '소신 발언'을 해 주목받은 바 있다.

증인신문에서는 양 기관이 수사한 내용에 맞게 각각 질문하거나 일단 한쪽에서 도맡은 뒤 추가로 확인할 몇 가지만 다른 기관에서 추가로 물어보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연결 고리로 꼽히는 '양사 합병'에 관해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삼성그룹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이나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금 등 여러 명목으로 지원을 받고 그 반대급부로 합병이 성사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줬다는 게 검찰과 특검의 판단이다.

아울러 삼성 측이 청와대에 부탁해 김 전 위원장 교체를 시도한 것이라는 의혹도 가지고 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삼성,국민연금 의결권위원회 교체 한대 김성민'이라고 쓴 내용이 파악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은 양사 합병은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승계 작업과 무관하다고 일관되게 반박해 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최씨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게 된다.

이날 공판은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 혐의 재판이 병합돼 이뤄지는 만큼 특검과 검찰이 어떤 방법으로 공소유지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