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총리 동성 남편 이름 뺀 백악관… 동성애 혐오?
룩셈부르크 총리 동성 남편 이름 뺀 백악관… 동성애 혐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5.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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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나토 영부인 단체 사진.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파트너 이름을 누락했다가 추후 수정한 버전.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미 백악관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촬영한 영부인 단체사진을 게시하면서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同性) 남편 이름을 누락해 눈총을 받고있다.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전속 사진사 앤드리아 행크스가 지난 25일 브뤼셀 왕궁에서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올리면서 설명을 달았다.

당초 이 사진은 각국 정상들의 영부인 사진 촬영에서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남편이 포함돼 해당 사진은 '역사적인 사진'이라며 빠르게 이슈화됐다.

문제는 백악관이 이 사진 속에 있는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남편을 사진 설명에서 빼면서 발생했다.

백악관은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가운데 있는 벨기에 마틸드 여왕, 다른 나토 정상 배우자 등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면서 각 영부인의 이름을 나열했다.

이 설명에서는 터키, 아이슬란드, 프랑스,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벨기에, 노르웨이 영부인의 이름이 등장했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 멜라니아의 오른편 뒤에 양복을 입고 서 있던 자비에르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의 벨기에 출신 동성 남편인 고티에르 데스테네이로의 이름이 빠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사진은 각종 외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으며, 백악관은 동성애 혐오가 아니냐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백악관은 뒤늦게 사진 설명을 수정해 데스테네이의 이름을 추가했다.

CNN방송은 베텔이 전례 없는 '게이 정상'이 아니며, 과거 엘리오 디뤼포 전 벨기에 총리, 아이슬란드 첫 여성 총리인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전 총리도 성 소수자였다고 설명했다.

자비에르 총리는 지난 2015년 룩셈부르크가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지 1년만에 데스테네이와 결혼식을 올렸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