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유인책 경품이벤트…막상 당첨되면 나몰라라
소비자유인책 경품이벤트…막상 당첨되면 나몰라라
  • 전근홍 기자
  • 승인 2017.05.2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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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베스킨라빈스 관련 소송 敗北…여론 뭇매
음료·여행권이벤트 당첨 지급 미루다가
▲ 최근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년간 무료’ 음료를 내건 이벤트를 진행했으나 당첨된 소비자에게 음료 1잔만 제공했다가 소송 전으로 비화돼 패했다.(로고=스타벅스홈페이지)

유통업계에서 소비자의 환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은 경품이벤트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당첨된 경품을 주지 않거나 다른 경품을 제공해 오히려 기업이미지의 타격을 입은 경우도 있다.

업계안팎에서는 소비자 유인책으로써 경품 마케팅이 빈번한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비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2015~2016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전화 당첨 상술’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2299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1348건에서 지난해 951건으로 감소세에 들어섰다.

하지만 ‘추첨 상술’은 2015년에 269건, 2016년에 260건 각각 접수됐다. 근절되지 않고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리다.

전화 당첨 상술은 불특정인에게 전화로 ‘당첨됐다’고 통보해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해당 주소로 도서나 테이프 등을 보낸 뒤 나중에 대금을 청구하는 상술을 말한다.

추첨 상술은 사람이 많은 번화가나 학교 앞, 터미널 등에서 추첨이 된 사람에게 경품을 지급하겠다며 해당 물품을 지급한 뒤 세금 등의 명목으로 대금을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가 된 업체를 보면 법적 소송까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년간 무료’ 음료를 내건 이벤트를 진행했으나 당첨된 소비자에게 음료 1잔만 제공했다가 소송 전으로 비화돼 패했다.

당초 스타벅스 측은 행사 공지사항에 실수가 있었다면서 음료 쿠폰 1장만 지급했다. 더구나 문제가 불거지자 이벤트 내용에서 1년간이란 문구를 삭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010년 배스킨라빈스는 일본여행에 당첨된 소비자에게 경품 제공을 하지 않고 미루다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다.

판결 이후에도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본사의 에어컨 4대를 압류 당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른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는 BR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다.

이 같은 일들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는 블랙컨슈머로 치부돼 무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이를 대비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벅스와 베스킨라빈스 경품사건의 대리인인 최수진 변호사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재무·법무의 논리로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업들에게 단순히 도덕적으로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대비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근홍 기자 jgh217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