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상 몽골선박 선원 안전 확인… 긴박했던 17시간
소말리아 해상 몽골선박 선원 안전 확인… 긴박했던 17시간
  • 전민준·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5.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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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기상악화로 통신 끊겨… 해적선박 따돌린 듯"
정부·軍, 최악상황 상정해 신속조치…文 "구조 최선"
▲ 청해부대 대조영함 (사진=연합뉴스)

한국인 선원이 탑승한 몽골 선적 선박이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17시간가량 통신이 두절되면서 한때 피랍 우려가 제기됐으나 다행히 정상 항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오늘 0시20분께 인도양 항해 중 연락두절됐던 선박의 우리 탑승 선원 3명과 관련해 오후 5시23분께 선사 국내 협력자와 선장 간 통화가 성사돼 선원 3명의 안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남아프리카공화국 우리 대사관에서도 이를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인도양은 해적선이 많이 출몰하는 곳으로 당시 어선이 해적선 의심 선박에 쫓겼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계속 피하면서 선박을 따돌렸고 다행히 피해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 정부와 군은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해 오만으로 향하던 몽골 국적의 어선이 이날 0시20분(한국시간)쯤 인도양에서 통신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지점은 오만 살랄라 남동방 약 1400km의 인도양 해상으로, 선박은 총톤수 234t에 길이 38m 크기의 오징어잡이 어선인 '서현389호'다.

이 선박에는 선장, 기관장, 갑판장 등 한국인 선원 3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8명 등 모두 21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당시 해적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뒤따라오고 있다는 연락 후 통신이 두절돼 해적에 피랍된 것으로 추정됐다. 소말리아 인근 해역은 워낙 해적의 활동이 빈번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외교부와 합동참모본부에 "한 사람의 인명 피해도 나지 않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즉각 지시를 내렸다.

우리 군도 청해부대를 현장 인근해역으로 급파했고 인도, 독일, 일본 등도 해상 초계기를 투입해 통신이 두절된 어선 추적에 나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안전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와 군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신속히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피랍 여부 등에 온통 쏠려 있을 무렵인 이날 오후 5시23분, 마지막 통신 이후 무려 17시간 만에 선박의 선장과 국내 협력자와 통화가 성사되면서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됐다.

해당 어선이 통신이 끊겼던 것은 기기 이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상 악화로 기기가 잘못돼 통신이 안 됐던 것"이라며 "조금 전 복구가 됐다"고 말했다.

해당 어선이 피랍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정부는 관계국 협조 요청을 해제하고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피랍 우려 자체는 다행히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이번 사안은 새 정부가 재외국민 보호에 비교적 신속하게 대처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랍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군 자산 투입이나 주변국 협조 요청 등 과감한 대책 마련에 나선 점도 바람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불확실한 정보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오전 10시 대책회의 이후 시점에 언론에 엠바고(보도유예)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조치가 없었다는 것은 '옥의 티'로 꼽혔다.

[신아일보] 전민준·이선진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