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바꾸면서 승승장구하자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출회 때문에 하락할 가능성에 투자하는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거래 잔고가 역대 최대로 올라갔다.
하락장에서는 대차잔고가 주가하락에 영향을 준다. 근본적으로 대차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공매도 가능성이 있는 물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매도는 어느 주가가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될 때 그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고, 주가가 실제로 떨어지면 그 주식을 떨어진 값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고 차익을 챙기는 투자방식이다. 주가가 떨어져야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따라서 대차잔고는 주가하락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대차잔고는 상승장에선 상승세에 탄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대차거래잔고 규모만 보고 악재나 호재로 판단할 수 없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는 23일 기준 70조9984억원이었다.
대차거래 잔고는 21일 처음 70조원을 넘어섰다. 이달에 잔고가 70조원 아래로 하락한 적이 없다. 특히 11일 잔고는 73조8673억원이었으며 사상 최대였다. 대차거래 잔고는 올해 초 48조1031억원 수준이었지만 3월 60조원을 넘어섰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미리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서 갚는다. 따라서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자 향후 주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공매도를 준비하는 투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대차잔고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8조8285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SK하이닉스(2조9453억원)다. 이어 아모레퍼시픽(1조6395억원), NAVER(1조5236억원)순이다.
연초부터 23일까지 코스피에서 대차거래 체결이 가장 많은 종목은 두산인프라코어다. 3억1118만7201주에 대한 대차거래 계약이 성사됐다.
이어 SK하이닉스(9238만주), 삼성중공업(8302만주), 우리은행(6837만주)등의 순서로 대차거래 체결주 숫자가 많았다. 이 종목들의 대차 잔고 주수는 각각 5345만주, 5092만주, 3580만주였다.
코스닥에선 셀트리온의 대차거래 잔고가 2조8881억원으로 제일 많았다. 2위는 카카오(7515억원)였고 3위 로엔(2806억원)이었다.
대차거래 체결 주수도 셀트리온이 가장 많았으며 3868만주였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