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리 인사청문회, 협치 첫걸음 되길
[사설] 총리 인사청문회, 협치 첫걸음 되길
  • 신아일보
  • 승인 2017.05.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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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24일 시작됐다. 새 정부 내각 첫 인사청문회이자 문재인號의 순항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낙연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어떤 꾸지람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제 인생을 되돌아보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그런 자리로 생각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새 정부 조직 구성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인사의 첫 관문인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것은 소통과 협치를 내세우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여권과 야권 협치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자료 제출 문제로 야당과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청문회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정책 감사 지시를 놓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 정권에 대한 보복”이라며 여당과 충돌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는 쟁점은 아들의 병역 면제, 부인의 그림 고가 매가, 세금탈루 의혹 등이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해명된 것도 있거니와 대부분의 문제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사히 통과를 점치고 있다.

인수위가 없는 새 정부의 특성상 총리의 인준 절차가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질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인사청문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예전처럼 발목 잡기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국민적 반감을 사거나 직책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만 않는다면 문제 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인물이 공직자가 돼야 한다는 인사청문회의 본래 취지를 감안해 후보자들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인사검증은 필요하지만 조속한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을 위해서 불필요한 발목잡기나 흠집내기식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하도록 견제하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제도가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직무 능력 검증은 뒷전이고 여당은 무조건 후보자를 엄호하거나 야당은 각종 수단을 동원해 후보자를 깍아내리는데만 몰두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노출시키며 국회 청문회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흠집만 내려는 소모적·정략적 의도의 인사청문회는 여야간의 또 다른 정쟁만 유발할 뿐이다.

국정에 전념할 수 있는 자리는 열어주면서 추후 결과에 따른 공과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그만큼 국정 공백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총리 인준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혁적 인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대선 득표율 2배가 넘는 수치다. 국민 기대감이 크다는 얘기다.

첫 단추를 잘 채우는 것이 성공의 관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새 정부의 총리 인사검증부터 제동이 걸린다면 향후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은 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리 인사청문회가 협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