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입장" 홍준표, 당권 도전 시사
"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입장" 홍준표, 당권 도전 시사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5.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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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송파문화원에 마련된 잠실7동 제1투표소에서 부인 이순삼 씨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4일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다시 세운다는 일념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홍 전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아리조나의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를 바라보면서 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내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비록 대선에선 패배했지만 당권 도전에 나서 보수정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것으로 보인다. 그가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서 당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 전 후보는 지난 9일 대선 패배 이후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에서 홍 전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를 맹비난하며, 연일 '도로친박당'이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21일에도 홍 전 지사는 자신의 SNS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 다시 준동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몇 안 되는 친박이 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며 당 개혁과 쇄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당 내부에서도 초선 의원들 위주로 '홍준표 추대론'이 대두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이번 19대 대선에서 자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와 역대 최저의 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보수를 결집시켜 한국당을 제1야당으로 만들었다

또 차기 당권 주자로 유력시 되어 왔던 정우택 원내대표가 당권에 도전하지 않고 대야(對野)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밝힌것도 '홍준표 추대론'이 힘을 받는 이유이다.

다만 홍 전 지사는 대선 '패장'이라는 점에서 당권에 도전할 경우 경선보다 '추대 구도'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 내 친박들의 인식은 전혀 다르다. 대선에서 24%에 불과한 득표율로 참패하고도 홍 전 지사가 당권을 노리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