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근무시간, 낮은 임금… 정규직 10명 중 1명 "난 비정규직"
긴 근무시간, 낮은 임금… 정규직 10명 중 1명 "난 비정규직"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5.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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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조건 개선이 일자리 질 개선에 기여할 것"
▲ (사진=신아일보 자료사진)

정규직 10명 중 1명은 열악한 노동환경 덕에 자신을 비정규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정책의 사각지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단순히 고용형태가 아닌, 노동 조건을 반영한 정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기홍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객관적 고용형태와 주관적 고용형태의 비교' 보고서에서 한국노동패널조사 201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객관적으로는 정규직으로 채용된 근로자임에도 주관적으로 비정규직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10.7%에 달했다.

반대로 실제로는 비정규직임에도 정규직으로 인식하는 근로자는 18.7%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용 형태에 대해 객관·주관적 불일치가 나타나는 것은 '근로조건'과 관계가 높다.

실제로 정규직이고 스스로 정규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6.5시간이고, 월평균 임금은 290만6000원이었다.

하지만 정규직임에도 자신이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하는 정규직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7.2시간, 월 평균 임금은 175만4000원으로 노동 여건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노동 조건은 자신이 비정규직임에도 정규직으로 생각하는 근로자들보다도 더 낮았다.

비정규직임에도 정규직으로 생각하는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6.5시간, 월평균 임금은 238만3000원으로 더 짧은 시간을 일하고 더 많은 금액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객관적으로 정규직임에도 비정규직으로 인식하는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때문에 시간당 평균 임금이 낮다"고 "비정규직임에도 정규직으로 생각하는 노동자들은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는 전일제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 조건의 개선이 전반적인 일자리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노동 조건을 반영해 정규직을 세분화하는 등 정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노동패널조사는 비농촌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가구, 가구원을 대표하는 5000 가구 패널을 대상으로 1년에 1번씩 경제활동, 노동시장 이동, 소득활동과 소비를 추적하는 조사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