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탄핵감'이라는 홍준표, 친박에는 엄포
'문재인 탄핵감'이라는 홍준표, 친박에는 엄포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5.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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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文정권 비판·당 혁신 강조… 낙선 후 부활한 이회창 연상
▲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할 당시 모습.(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는 21일 "몇 안 되는 친박(친박근혜)이 자유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이제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패배 후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다시 준동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한국 보수세력을 이렇게 망가지게 한 세력들은 이제 반성하고 역사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의 발언은 한국당이 주중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하는 상황에서 일부 친박계 인사들이 당 대표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 입성 의향을 피력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여건이 형성되면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선 글에서 홍 전 지사는 문재인 정권을 맹비판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20일 역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위법한 절차로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를 했다"며 "청와대에서 최순실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한 것은 미국 같으면 사법방해로 탄핵사유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임명하고,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를 지시한 데 대해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BI(연방수사국) 국장을 부당 해임해 탄핵의 위기에 처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중앙지검장 코드 보은 인사와 수사지휘는 명백히 위법한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며 "임기 시작부터 이런 불법이 횡행한다면 이 정권도 얼마 가지 않아 국민적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지사가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모두 17건, 하루 평균 1.7건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문재인 정권 비판과 당 혁신을 주제로 목소리를 높이는 점을 미뤄볼 때 '이회창 모델'을 따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0년 전 대선 패배 후 이듬해 제1야당의 '선장'으로 재기한 인물이다.

당시 '계파정치 탈피'와 '당 쇄신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 전 총재의 경선 전략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친박(친박근혜)계 청산과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홍 전 지사의 메시지와 닮았다.

이에 따라 홍 전 지사 역시 이 전 총재의 뒤를 이어 대선 패배 후 곧바로 당권을 장악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될 수 있을지에 많은 눈이 쏠리고 있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