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만찬사건' 이영렬·안태근 부산·대구로 좌천
또 '돈 봉투 만찬사건'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안태근 법무부 감찰국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전보조치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법무부, 검찰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윤 수석은 "이번 인사는 최근 돈 봉투 만찬 논란으로 서울중아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감찰이 실시되고 당사자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수석은 "서울중앙지검장은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이후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돼 온 점을 고려해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윤설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에 대해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 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수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지검장은 대검찰청 중수 1과장과 2과장,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등을 지냈다.
지난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당시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후 정권과 갈등을 빚은 끝에 정직 등 징계처분을 받은 후 좌천됐다.
그러나 최근 박영수 특검의 추천으로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다.
윤 수석은 박균택 검찰국장 임명에 대해서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검찰 안팎에서 업무능력이 검증된 해당 기수의 우수 자원을 발탁해 향후 검찰개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배치했다"고 전했다.
연수원 21기인 박 검찰국장은 호남 출신으로, 법무부 핵심요직인 검찰국장에 호남 출신이 임명된 것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문성우 검찰국장 이후 11년만이다.
그는 2015년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형사통이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 파견된 전력이 있다.
윤 수석은 돈 봉투 만찬 파문으로 이날 '좌천' 조치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검찰 수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감찰에 대해서는 언급하셨지만 수사에 대해 직접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인선에 따라 검찰개혁 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사람을 파격적으로 기용한 만큼 당분간 검찰내 인적개혁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병우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강조해 왔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도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좌천됐던 박형철 전 검사를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문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적폐청산'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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